삼성전자가 보청기 출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보청기 출시를 앞두고 의료기기 인허가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이하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제조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2등급 의료기기의 일종인 보청기는 제품 출시에 앞서 반드시 식약처의 의료기기 심사를 받은 뒤 제조허가를 받아야 생산이 가능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제조허가를 받은 제품은 '기도형 보청기'다. 기도형 보청기는 귓속에 넣거나 귓등에 거는 귀걸이형 보청기를 통칭한다. 2009년 4월 의료기기 업종을 사업 범위로 등록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 9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보청기 허가신청을 냈고 3건의 제조허가를 획득했다.

사용 목적은 '청각장애를 보상하기 위해 소리를 증폭하는 기구'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소문은 그간 업계에 무성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보청기 제조허가까지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은 주간조선이 처음이다.

의료기기 인허가 실무를 담당하는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의 유희상 사무관은 지난 11월 26일 "삼성전자가 제조허가를 받은 SHA-02는 귀걸이형 보청기"라고 말했다. 유희상 사무관은 "제조허가는 특허하고는 다른 개념으로 특허가 있어도 제조허가가 없으면 생산할 수 없다"며 "보청기를 사람한테 실제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조허가를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의 김정석 부장은 주간조선에 "무선사업부 스마트폰 디바이스상 필요에 의해 식약처 제조허가를 받았을 뿐"이라며 "보청기 생산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보청기 관련 인력 영입에도 나선 걸로 확인됐다. 지난 8월에도 한 외국계 보청기 회사에서 일선 딜러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실무진이 삼성전자의 영입제안을 받고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수원사업장으로 옮겨간 것.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에 처음 관심을 표명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사업부를 꾸리고 사업부장까지 내정했다. 당시 사업부장으로 내정통보까지 받은 한 인사는 "사업부장으로 내정된 상태에서 돌연 사업부가 해체됐다"며 "사업부 출범을 앞두고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시장 활성화가 더뎌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보청기협회에 따르면 국내 보청기 시장 규모는 연간 24만여대, 금액으로는 4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다시 보청기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대략 2년 전부터다. 2010년 당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의료기기를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고, 다음해인 2011년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을 인수했다. 이를 전후해 삼성전자는 국내 보청기 관련 학자들을 중심으로 보청기 사업에 관한 각종 자문을 구해왔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업체 인수합병(M&A)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보청기 업계에서 매물로 나왔던 지멘스 보청기에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 지멘스는 2010년부터 보청기 사업부를 떼내 매각을 추진해 왔다.

보청기 제조 경험과 서비스 노하우가 없는 삼성전자가 지멘스를 인수할 경우 핵심기술과 판매서비스망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지멘스는 삼성전자의 인수제안을 거부했고, 이후 삼성전자는 자체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보청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 상당수를 삼성에서 제조하는 만큼 소프트웨어와 사후 서비스망만 확충하면 자체 진출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삼성전자가 보청기 제조허가를 획득한 것은 고령화로 인해 시장 성장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최근 한 외국계 보청기 회사가 국내 최초로 TV홈쇼핑 채널을 통해 보청기를 판매한 결과, 보청기 구매자의 71%가 첫 구매자란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개 난청(難聽) 환자를 부모로 둔 40~50대 중년 자녀들이 부모 건강선물로 구매했다고 전해진다.

◇삼성의 엄청난 마케팅 파워와 가격 공세로 기존 기업들 '안절부절'…"스마트폰과 보청기 기능 결합제품도 나올 듯"


삼성전자는 일단 4채널 보급형 제품부터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보청기는 채널 수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크게 다르다. 지난 9월 인허가를 획득한 제품이 주로 보급형으로 쓰이는 귀걸이형 제품이란 것이 이를 방증한다. 8채널 이상의 고급형 제품은 포낙, 오티콘, 지멘스 등 외국계 선발주자들이 확고히 시장을 장악했고, 브랜드 충성도도 높아 시장 침투가 어렵다. 삼성전자는 보청기 설계와 소프트웨어 등 원천기술도 아직 부족한 편이다.

보청기 판매와 관리에 필요한 전국적 판매망과 사후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것은 남은 과제다. 보청기는 스마트폰과 같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대개 개개인의 시력에 맞게 렌즈를 조정해야 하는 안경처럼 보청기를 구입해 청능사(聽能士·audiologist)가 개개인의 청력 상태에 맞추어 보청기를 최적화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뒤따른다.

이경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청각학과)는 주간조선에 "보청기는 스마트폰과 달리 구입해 착용한다고 소리가 바로 들리는 것이 아니다"며 "전문지식을 가진 청능사가 착용자의 청력에 맞춰 최대한 조절해 줘야 하고, 일정 기간 훈련까지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플란트 자체는 저렴하지만 시술비로 인해 치과 치료비가 비싸지는 것과 같은 이치"란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전국에 산재한 디지털프라자(유통점)에 청력테스트가 가능한 청음실을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켜 보청기를 취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험 많은 청능사들을 대거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뒤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8개 대학에서 청능사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경험이 풍부한 청능사들을 단시간 내에 확보하는 것은 삼성으로서도 벅찰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보청기 제조허가 획득 소식에 보청기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보청기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어 본격 마케팅에 나설 경우 그간 칙칙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보청기 시장 이미지가 바뀌고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마케팅파워와 가격공세는 경계 대상이다. 특히 2011년 삼성이 인수한 삼성메디슨이 아닌 삼성전자가 직접 보청기 제조허가를 획득한 데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무성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를 전담하는 삼성메디슨이 아닌 삼성전자가 보청기를 출시한다는 것은 향후 갤럭시 스마트폰과 보청기 기능을 결합시키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첫 사업인만큼 응용 프로그램과 판매망 확보 등으로 출시 시기 등을 신중히 저울질할 것"이란 것이 대다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버이날 등이 포진해 보청기 수요가 치솟는 내년 5월께 첫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원 교수는 "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면 고령자와 난청환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폐쇄적 시장 이미지가 바뀌며 시장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로서도 고령자와 장애인 을 위한 제품을 내놓는다는 이미지 쇄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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